엽페(Yuppe)의 팬츠. 불문학을 전공한 에디터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불어 단어 중 ‘Comme Ci Comme Ca’라는 말이 있다. 한국어로 소리 내면 ‘꼼씨 꼼싸’, 뜻을 풀이하면 ‘그럭저럭’이란 의미다. 대단히 좋은 뜻이다. 청년 실업률 9.2%, 삼포세대 등 한국 사회를 돌아보면 온갖 퍽퍽한 일이 그득하다. 그 안에서 ‘그럭저럭’이라는 말은 99% 긍정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엽페의 바지는 어쩌면 하루하루가 각박한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뒷허리에는 밴딩이 처리되어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꼼씨 꼼싸라는 자수를 정면에 배치하여 유니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심어준다. 그럭저럭 예쁜 바지다. 그럭저럭 쓰임이 좋은 바지다. 하루에도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오는 의류 속에서 이만하면 정말, 그럭저럭 괜찮은 바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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