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Gosnuk)의 스트랩 슬리브리스톱. "너 솔직히 옷이 이거밖에 없지?"라는 말을 들은 나는 함구할 수밖에 없었다. 한때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에 꽂혔을 때 들은 질문인데, 디자인도 재질도 비슷한 블라우스만 여러 벌 사들였으니, 이런 질문을 받은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블라우스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실용성이 문제였다.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는 여성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줄 수 있기는 하지만 왠지 부담스러웠다. 혼자 한껏 차려 입은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체하게 만든 음식을 대하듯, 애정했던 블라우스는 손에서 놓고 활용도 높은 상의만 찾았다. 하지만 최근 여성스러우면서도 캐주얼 한 블라우스를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고즈넉의 스트랩 슬리브리스다. 흘러내리는 듯한 시스루 소재와 네크, 암홀에 위치한 플라워 컷팅 장식은 여성스럽고 우아하다. 동시에 두 줄로 되어있는 어깨 스트랩 중에 바깥쪽이 자연히 흘러내리는데,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블라우스에 재미요소를 준 점도 마음에 든다. 두 가지 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하의와도 어우러져 실용적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또 한동안은 이것만 입고 다닐 것 같다. / 에디터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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